23일 외신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전기차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 모델로 520마일(837㎞) 주행거리 등급을 부여받았다. EPA가 현재까지 인증한 전기차 가운데 한 번 충전으로 가장 먼 거리를 운행한 기록이다. 그동안은 테슬라의 ‘모델S 롱레인지’ 갖고 있는 652㎞로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루시드가 테슬라보다 185㎞나 더 먼 주행기록을 세운 것이다.
테슬라 수석 엔지니어 출신으로 루시드를 이끌고 있는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는 “최대 주행거리는 단순히 대형 배터리를 설치한 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이끈 성과”라고 밝혔다. 배터리뿐 아니라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에 더 작고 효율적인 모터와 부품을 사용한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회사의 배터리가 실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장 주행 1∼3위, 삼성ㆍLG 배터리 탑재
루시드는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 외에도 ‘에어 그랜드 투어링’은 830㎞, ‘에어 드림 에디션 퍼포먼스’ 모델은 724㎞ 이상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이들 두 차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그린 카 리포트는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루시드와 지난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가장 멀리 달리는 전기차 1∼3위 모두에 ‘K-배터리’가 실린 것이다. 테슬라의 ‘모델S 롱레인지’는 파나소닉의 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말 소비자에게 인도를 시작할 예정인 루시드 에어는 기본 가격이 7만7400 달러(약 9200만원)부터 시작된다. 에어 드림은 16만9000 달러에 달한다.
최초 출시 전기 픽업트럭은 삼성 배터리 장착
R1T는 EPA 기준 505km 주행거리 등급을 획득했다. R1T에도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셀이 장착됐다. 리비안의 R.J. 스카린지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4월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삼성SDI와 협력해 왔다”고 공개했다. 삼성SDI는 미국 미시간주 팩 공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 위한 미국 현지 공장 부지를 검토 중이다.
투자자 모으며 전기차 개발 가속
리비안은 지난 2009년 메사추세츠 공대 출신인 R.J.스카린지(현 CEO)가 설립했다. 초창기 포드와 아마존이 투자자로 나섰고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와 블랙록, 피델리티 등도 투자자에 이름을 올리며 100억 달러 넘는 투자를 받았다. 올해 안 기업공개(IPO)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비공개로 상장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최대 8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이 목표다. 리비안은 한국에 리비안 IP 홀딩스 유한회사(Rivian IP Holdings, LLC)라는 사명으로 상표를 등록해 ‘R1T’를 국내에서도 판매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