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 의원을 설명하는 가장 주요한 키워드도 ‘변신’이다. 홍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초면인 기자들에게도 서슴없이 반말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선 존댓말을 쓰는 경우가 많다. 언론 인터뷰가 끝난 뒤 90도 인사를 하며 기자를 배웅한다는 이야기도 돈다. 예전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자신에 대한 비판 및 지적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던 홍 의원이지만, 요즘은 대체로 ‘수긍 모드’이기도 하다. 16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첫 TV 토론회에서 진행자가 “그렇게 말아먹고 또 나왔냐” “역시 꼰대 느낌” 등의 홍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소개하자, 그는 “다 받아들이겠다. 앞으로 참고하겠다. 대통령이 돼서도 국민의 쓴소리를 다 듣겠다”고 답했다.
그래도 계속 건들면 발끈하긴 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이 참여한 지난 9일 국민의힘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공격성 질문이 이어지자 홍 의원은 “면접관이 골수 좌파다. 질문을 배배 꼬아 답변이 난감했다”고 반응했다. 다만 과거 자신을 향한 쓴소리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식의 대꾸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홍 의원 지지율 급상승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란 반응과 “역선택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는 의견으로 갈린다,
엠브레인퍼블릭ㆍ케이스탯리서치ㆍ 코리아리서치ㆍ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공동조사인 전국지표조사 9월 3주차 조사(16일 발표) 결과에 따르면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은 2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윤 전 총장(24%)보다 5%포인트 앞선 결과다. 반면 여야 대선주자들을 한데 놓고 묻는 ‘대선후보 적합도’에선 홍 의원은 14%를 기록해 이재명 경기지사(28%), 윤 전 총장(20%)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에선 “역선택의 근거”라고 주장한다. 보수진영 후보 만을 상대로 물었을 땐 민주당 지지자들이 비교적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홍 의원에게 지지를 몰아줬지만, 여야 후보를 모두 조사 대상으로 놓고 물었을 땐 홍 의원이 3위로 처진다는 것이다.
젊은 층만 놓고 보면 홍 의원은 여야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이기도 하다. 같은 조사에서 홍 의원은 ‘18~29세’의 청년층으로부터 30%의 지지율을 얻어 12%로 해당 세대 2위인 이재명 지사를 18%포인트 차로 앞섰다. 윤 전 총장은 7%로 4위였다. 홍 의원을 지지하는 이들 청년세대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컴백홍(홍준표로 돌아오라)’을 외치며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홍 의원 역시 추석을 앞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추석날 가족 모두 모여 컴백홍, 무야홍을 외쳐봅시다!”라고 화답했다.
이처럼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홍 의원이지만, 본선 경쟁력에 대한 보수층 내부의 의구심은 극복해야할 숙제로 지적받는다. "비토층이 적지 않은 홍 의원으로 정권 교체가 과연 가능하겠는가"란 뿌리깊은 우려를 그 스스로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