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조각 7500장의 기적
식물원 자체보다 주목을 받는 건 초대형 온실 ‘거제정글돔’이다. 단일 온실로는 국내 최대 규모(4468㎡)다. 국립세종수목원이나 서울식물원 온실이 전체 규모는 크지만, 이들 온실은 여러 동을 합한 규모를 말한다. 거제정글돔은 국내 온실 중 천장이 제일 높다. 기둥 없이 유리 조각 7500장을 이어 붙여 30m 높이의 돔을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공룡 알 같다.
정글돔에 들어서면 이름처럼 열대 정글에 들어선 기분이다. 안경에 김이 훅 서린다. 미스트를 뿌린 듯 살갗이 금세 촉촉해진다. 온대·열대 식물이 어우러진 초록 세상을 보면 눈이 환해지고, 밀도 높은 산소를 들이켜면 폐부까지 정화되는 기분이다. 계절에 따라 실내 온도는 22~30도, 습도는 60~75%로 맞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온실 속은 언제나 열대 세계다.
온실 밖 식물원은 무료
정글돔은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건물 2~3층 높이에 데크가 설치돼 있고,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입체적으로 식물과 정글을 관람할 수 있다. 여느 수목원과 달리 인공 바위가 많은 것도 색다르다. 길쭉길쭉한 돌기둥에 식물이 자란 모습이 중국 장자제(張家界) 풍경구를 축소한 것 같다.
식물원은 포토존이 많다는 걸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전망대, 폭포, 새 둥지 모형이 인기 장소다. 특히 새 둥지는 긴 줄을 서야 한다. 거리두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동시간대 최대 입장 인원을 360명으로 제한하고, 식물원 곳곳에서 직원이 방역 감독을 한다.
방문객 대부분이 정글돔만 보고 돌아간다. 그러나 식물원에는 훨씬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다. 심지어 정글돔(어른 5000원)을 제외하면 무료다. 호빗의 정원, 무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물문화센터, 곤충·파충류체험관 등을 볼 수 있다. 10월에는 야외에 키즈 어드벤처 공간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