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린 신생아 넷, 안걸린 산모 넷…한 병실에 갇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5 20:55

수정 2021.09.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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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시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신생아가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있다며 도움을 청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맘카페에 올라온 병실의 모습. 연합뉴스

 
출산한 지 열흘 된 산모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1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구리시 조리원에서 확진된 신생아(양성) 4명과 산모(음성) 4명이 평택에 있는 4인실 병실에 입소해 격리돼 있다”며 “1인실로 옮기거나 자가격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신생아가 울고 토해도 빨거나 소독할 수 없다”, “에어컨이 고장나 땀을 흘리고 있다”, “소아과나 신생아 전담 의료진이 없어 인터넷만 찾아본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터넷 캡처

 
또 “따뜻한 물이 안 나와 목욕에 어려움이 있다”, “수유해야 하는데 고춧가루 들어간 음식이 나온다”, “아기는 4명인데 아기 침대는 1개뿐이라 구경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좁은 병실에 8명이 모여 있어 산모들이 추가 감염될 우려도 크다. 청원인은 “한 방에 몰아넣고 양성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힘들게 확보한 병실이며, 아기를 위한 시설이 안 된 건 이해한다”면서도 보건당국과 병원이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출산 10일 된 산모와 신생아다. 1인 병실을 요청한다”며 “그게 여의치 않다면 "남편이 있고 외부와 분리된 집에서 자가격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3개월 미만이면 고위험군”이라며 “고위험군 시설에 가서 치료를 해야 한다. 이송된 병원은 평택에 있다. 그런 환경이라는 건 청원을 보고 알았다”고 했다. 고위험군이라 귀가할 경우 더 큰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  
 
평택시 보건소 관계자는 “병원 측에 알아보니 중앙사고수습본부로부터 병상 요청이 왔을 때 신생아와 산모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병상이 부족하다고 해 어쩔 수 없이 환자를 받다 보니 준비가 부족했다”며 “해당 병원도 여력이 없어 지금은 1인실 배정 요청을 들어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침대 부족한 것은 제공해 드렸고, 에어컨 고장은 바로 수리했다고 보고받았다. 산모 주장과 달리 병원은 소아과가 있다. 뜨거운 물도 나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