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12시 34분부터 5분 간격으로 평안남도 양덕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잇따라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했다. 합참은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800㎞, 고도는 60여㎞로 탐지됐다”며 “세부적인 제원은 한ㆍ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낙하 장소는 특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일본 해상보안청은 “두 발 모두 일본 영해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지진 않았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올해 들어 미사일을 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앞서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어 3월 2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쐈다.
북한은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1500㎞를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군 당국은 순항미사일 발사 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탄도미사일엔 발사 즉시 관련 사실을 알렸다.
왕이 청와대 다녀온 뒤 발사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접견 이후 외교부에서 가진 오찬 직전에 양국 외교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공유했다고 한다. 또 전날 도쿄에선 성 김 미 국무부 특별대표를 비롯해 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ㆍ미ㆍ일 3국의 수석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와 관련,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 입장에선 미ㆍ중 간 전략적인 경쟁 와중에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는 국면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며 “가장 주목받기 좋은 시점을 노려 자신들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한ㆍ미를 압박하려는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마음 급해진 것"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그동안 중국은 순항미사일은 정상적인 군사 활동이라고 북한을 변호해왔다”며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한ㆍ미에 대한 경고 차원도 있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ㆍ미 중재에 나서라는 이중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잦아진 것과 관련해선 “올해 들어 여러 번 미사일을 쐈는데도 국제사회에서 추가 제재 논의 등이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관심을 끌어야 교섭을 할 수 있으니 마음이 급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 13일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을 때에는 따로 NSC를 열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