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쓰고 남은 배터리 ESS로 재사용
현대차그룹 오재혁 에너지신사업추진실장은 “이번 실증사업은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의 북미 전력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는 전략기술본부 ESS사업추진팀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문기업 핀란드 바르질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ESS를 개발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ESS 설비를 구축해 활용 중으로, 울산 공장의 ESS는 2MWh 규모(4인 가족 5가구가 한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전략)로 태양광으로 들어오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K-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ㆍSK이노베이션ㆍ삼성SDI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사업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삼성SDI와 LG 에너지솔루션은 자체 배터리 생산 개술을 활용한 ESS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ESS 사업에 진출했다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 2년여 만에 철수했다.
김철중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은 최근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배터리 리사이클 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향후 확보 가능한 폐배터리를 기준으로 2025년 6만톤 정도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실적보고서에 이 회사는 에너지형ㆍ파워형ㆍ산업용ㆍ가정용ㆍ전기차(EV)충전기용 등의 ESS를 개발 중이라고 명시했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센터장은 “ESS 시장에 재진출함으로써 ‘차량용 배터리 생산→ESS로 재사용→폐배터리 재활용(원재료 추출)’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사업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배터리 3사, ESS 기술 선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발전사와 세계 최대 규모의 ESS를 완공했다. 발전회사 비스트라와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카운티 모스랜딩에서 대규모 ESS 완공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와 관련, ESS의 잦은 화재는 극복해야할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SDI는 업계 최초로 화재 발생시 소방설비 없어도 자체적으로 화재 진압이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V2G(Vehicle to Grid) 사업도 추진 중이다. 자동차에 V2G를 탑재하면 가정이나 건물ㆍ빌딩 등에 전기를 공급해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정전을 예방하고 전력을 재판매할 수도 있다. 전기차 1대에 저장된 전기 약 60kWh로 4인 가족 5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V2G 차량이 약 10만 대 보급될 경우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 용량에 준하는 500MW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시험적으로 하반기 출시한 기아 EV6 시트 하단에 이 차를 ESS처럼 사용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용 220V 소켓을 설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