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서울’ 수시 경쟁률 높아졌다…비수도권 대학은 미달 늘어날듯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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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시 확대로 수시모집 인원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수시에서 미달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에 따르면 13일 2022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마감한 고려대와 성균관대의 경쟁률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고려대는 14.6대 1로 급증했다. 성균관대도 21.2대 1에서 24.3대 1로 상승했다.
 
서울의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하루 전인 12일 원서접수를 마친 서울대의 경쟁률은 6.25대 1로 5.63대 1이었던 지난해보다 높았다. 대체로 ‘인서울’ 대학 수시 경쟁률이 높아졌지만, 연세대는 지난해(18대 1)보다 낮은 14.6대 1을 기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연세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보던 논술 시험을 수능 전으로 옮긴 게 영향을 줬다고 본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연세대 논술 응시자가 1만명 넘게 줄었다”며 “수능 전에 논술을 보는 데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경쟁률이 오른 건 올해부터 정시모집이 늘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올해 입시부터 서울 16개 주요 대학에 정시모집 40% 이상을 권고했다. 교육부 압박에 대부분 대학들은 정시모집을 확대하고 수시모집 인원을 줄였다.
 
서울대의 경우 수시모집 인원은 전년 대비 218명(8.3%) 줄어든 2393명이다. 고려대도 지난해보다 925명(27%)이, 연세대도 319명(13.3%) 줄었다. 성균관대·한양대·경희대·중앙대 등도 마찬가지다. 학생 수 증가도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시를 치르는 고3 학생 수는 44만6573명으로 전년 대비 8623명 늘었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수시모집 인원이 줄어든 서울의 대학과 달리 비수도권 대학의 올해 수시모집 인원(17만 5565명)은 지난해(17만 5316명)보다 소폭 늘었다.
 
입시 업계는 비수도권 대학의 미달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본다. 이영덕 대성학력연구소장은 “정원이 늘어난 비수도권 대학은 수시 경쟁률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시에서 못 채운 정원은 정시로 넘어가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대규모 정시 미달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