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0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정책발표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결과는 저도 예상 밖이었다”며 “(선거인단의) 숫자가 작으면 소위 '조직'이 매우 중요해지는데 수십만, 수백만 명이면 집단지성이 작동하게 된다. 저는 겸손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54.72%를 득표한 충청권 권리당원·대의원 득표의 기세를 대구·경북 경선(11일)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8~12일)로 이어가겠단 취지다.
일반국민 64만1922명이 등록한 1차 선거인단 투표에는 9일 21시까지 45만1630명(투표율 70.36%)이 투표를 마쳤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다선 의원은 “일반국민 투표율은 50% 근처였던 충청지역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율보다 낮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더 높게 나왔다. 투표결과의 의미가 더 커졌다”라고 말했다.
‘TK’ 출신 이재명…“결선투표 가능성 줄이겠다”
이 지사 측은 12일 발표되는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매주 과반 이상의 득표행진을 이어 가 반전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 과정에서 경쟁 때문에 갈등과 균열 요소가 없지 않다. 그래서 가능하면 결선투표 없이 1차에 결론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 비서실장인 박홍근 의원은 “충청권에선 목표치보다 더 많은 표가 나왔다. 이런 흐름이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이어지며 55% 이상의 득표를 예상한다”며 “대세론이 커지면 결선투표 가능성도 작아지고, 안정적인 본선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에 집중하는 이낙연…“이재명 과반저지” 총력전
이를 위해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호남에서 상징성이 큰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지난 7일)한 것을 시작으로 광주(8일)→여수·보성(9일)→전주·군산·익산(10일)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국회의원직 사퇴선언(8일)도 광주에서 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1차 선거인단에는 호남 분들이나 호남 출신으로 수도권에 사는 분들이 상당수라고 파악하고 있다”며 “호남에 집중해 이들의 표심을 얻는게 선거인단 투표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1강’ 추세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9일 발표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13.7%로 이 지사(27.0%)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뒤처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선거인단 투표자들은 여론조사를 지표로 투표할 것이기 때문에 선거인단 투표 역시 여론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략적 투표를 하는 호남 유권자의 특성상 이 전 대표의 호남 집중 전략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