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SC프라이부르크 공격수 정우영(22)은 9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웃으며 말했다. 그는 최근 독일의 유력지 빌트지,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와 차례로 인터뷰를 했다. 정우영은 지난달 29일 2021~22시즌 분데스리가 원정 3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 킥오프 9분 만에 두 골을 몰아쳐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활약이 독일에서도 꽤 화제가 됐다.
슈투트가르트전 9분 만에 두 골
분데스리가 3라운드 베스트11에
"흥민 형처럼 즐거운 승부욕 가질 것
두자리 공격포인트, 국가대표 목표"
두 골을 넣은 정우영은 두 팔을 휘휘 저으며 흐느적거렸고, 루카스 횔러와 마주 보고 영국 신사처럼 인사했다. 정우영은 “첫 골은 친구 송민규(22·전북)의 세리머니를 따라 한 거다. 둘 중 한 명이 골을 먼저 넣으면 서로의 세리머니를 하자고 약속했다. 두 번째 세리머니는 횔러와 악수하고 발을 닦는 것인데 ‘이 기운을 받아 또 골을 넣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 축구에서는 ‘빠르게 많이 뛰는 것’을 요구한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우영은 슈투트가르트전에서 투톱과 왼쪽 윙어를 오가며 88분 동안 11.6㎞나 질주했다. 정우영은 “난 아직 완벽한 선수도, 자리잡은 선수도 아니다. 매 경기, 매 순간 쥐어짜면서 뛴다”고 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쥐어 짠다’는 표현 대신 ‘갈아 넣었다’는 말을 즐겨 쓴다”고 하자 정우영은 “독일에서 오래 지내서 그런가”라며 웃었다.
정우영은 “뛸 수 있다는 자체가 즐겁다. 손흥민(토트넘) 형의 훈련 영상을 보면 늘 웃고 활기차다. ‘즐기고 계신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경기에 몰입할 땐 승부욕도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축구대표팀 정우영(32·알 사드), 프로야구 LG 트윈스 정우영(22)과 동명이인이다. 그는 “지난 3월 A대표팀에 뽑혔을 때 형들이 ‘작은 우영, 큰 우영’이라 불렀다. 야구선수 우영이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돼 한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2018년 11월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 출전했던 정우영은 “프라이부르크에서 유럽 클럽대항전을 뛰고 싶다. 목표가 있으면 동기부여가 된다. 올 시즌 목표도 높게 잡았다.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라고 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올 시즌 4위(2승 1무)로 출발했다. 11일 쾰른전을 앞둔 정우영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연령대(23세 이하)인 정우영은 “국가대표 박지성 선수를 보며 축구선수 꿈을 키웠다. 항상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