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문재인 정부를 해방 이후 75년 만에 일본을 넘어선 정부로 기록할 것입니다!”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목소리를 높이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 원내대표는 8일 정기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세계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부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정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의 하이라이트는 ‘대일 무역전쟁 승리’를 선언하는 부분이었다. 윤 원내대표는 “2019년 일본은 수출규제를 앞세워 경제 침략을 감행했다. 우리는 ‘다시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물러서지 않았다”며 “이후 100대 핵심품목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2017년 33.5%에서 2021년 24.9%로 낮아졌고, 2020년 국가경쟁력 종합순위와 국가신인도 역시 앞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방역의 성공, 카불의 기적, 대일 무역전쟁의 승리, 선진국 진입,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위대한 국민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성과 나열은 8분…부동산 정책 반성은 20초
반면,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은 단 세 문장에 불과했다. 윤 원내대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며 “부동산 문제는 국민과 정부 모두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20초간 반성을 마친 윤 원내대표는 “1가구 1주택자의 부담은 더 줄이고, 공급을 대규모로 확대해 나가되 투기수요는 확실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기존의 정부·여당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다수결 원칙 아래 소수의견 존중…합의지상주의는 무책임”
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운영과 관련해 “저희는 협치국회를 위해 다수결의 원칙 아래에 소수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나가겠다”면서도 “합의지상주의는 무책임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언제든지 ‘입법 독주’가 가능하다는 경고성 메시지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여야는 당장 27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언론중재법을 놓고서도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독립기관 한국은행에 대한 재정 금융 주문도 이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한국은행과 정부에 서민·자영업자 이자 감면을 위한 정책금융확대를 요청한다”며 “특히 한국은행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채권을 매입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포용적 완화정책으로 전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관련자 전원을 즉각 출당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를 포함, 민주당 의원들은 윤 원내대표의 연설 동안 16차례에 걸쳐 박수를 쳤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시종일관 냉랭한 표정으로 윤 원내대표의 연설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