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5조5천억 몰린 현대중공업 청약…1주도 못 받을 수도?

중앙일보

입력 2021.09.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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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코스피 기업공개(IPO)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일반 청약 첫날 5조5000억 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월 현대중공업 해상크레인이 울산 본사 안벽에서 해당 설비를 인양하는 모습. 제공 현대중공업.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의 공모주 청약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다. 청약 첫날에만 5조5000억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려들었다. 일반적으로 청약 마지막 날 투자금이 더 몰리는 걸 감안하면 균등배분으로 1주도 받지 못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날 현대중공업 공모주 청약에 들어온 증거금은 5조5751억 원이었다. 배정 물량이 가장 많았던 미래에셋증권에만 2조1823억원이 몰렸고 한국투자증권(1조5688억원), KB증권(7074억원), 삼성증권(5715억원), 하나금융투자(3699억원), 대신증권(893억원), DB금융투자(455억원), 신영증권(403억원) 순이었다.  
 
통합 청약 경쟁률은 40.33대1로 카카오뱅크의 첫날 청약 경쟁률(37.8대1)보다 높았다. 증권사별 경쟁률은 삼성증권이 91.93대1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증권(49.32대1), KB증권(39.82대1), 한국투자증권(35.45대1), 대신증권(33.51대1), 하나금융투자(20.83대1), DB금융투자(17.10대1), 신영증권(15.13대1)이 뒤를 이었다. 
 
뜨거운 청약 열기에 1주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커졌다. 첫날 6만4760건의 청약이 몰리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삼성증권의 경우 8일까지 청약 건수가 10만건을 넘으면 1주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 청약 건수가 균등 배정주식 수보다 많아 추첨을 통해 배정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배정된 현대중공업 주식 수는 20만7236만주로 이 중 절반(10만3663주)이 균등 배분 물량이다.  


현대중공업의 CI. [사진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청약 흥행은 수요예측 때부터 예상됐다. 지난 2~3일 국내·외 기관 1633곳이 참여한 수요예측의 경쟁률은 1836대1을 기록했다. SK아이테크놀로지(1882.9대1)에 이어 코스피 기업공개(IPO)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범위(5만2000원~6만원) 최상단인 6만원으로 확정했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신청 수량은 전체의 53.1%로 올해 들어 SK바이오사이언스(58.5%), SK아이이테크놀로지(57.9%)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에 ‘매물 폭탄’이 나올 시기가 늦어져 장기 투자에 유리하다. 

 
조선업 업황 개선에 힘입어 증권가 전망도 밝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선박 영역의 압도적인 점유율과 핵심 기자재의 자체 생산 및 판매 등에서 차별화되는 글로벌 업계 1위 기업으로 상장 후 프리미엄 형성을 예상한다”며 “2023년 새로운 환경규제를 맞아 높아지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 청약은 오는 8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중복 청약은 할 수 없다. 균등배분을 위한 청약주식 수는 10주로 청약증거금은 30만원이다. 코스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