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중국 제몐신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피코를 인수했다며 이를 통해 거대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는 이날 피코의 인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90억 위안(약 1조 6210억 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VR 업계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엔 '한물갔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2016년 중국에선 3천여 개 이상의 VR 신생기업이 탄생했지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VR 트렌드는 사라지고 투자자와 기업가들이 속속 시장을 떠났다.
바이트댄스는 왜 VR 제조업체를 굳이 이 시점에 인수한 걸까.
이유는 메타버스다.
국내외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기술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 중인 '메타버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바이트댄스 역시 보다 더 성숙하고 뛰어난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기회를 포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바이트댄스는 고도로 수직적인 VR 콘텐트 커뮤니티를 구축했으며 VR 콘텐트 개발자가 충분한 피코를 VR 업체로 선정했다.
텐센트가 시장 장악했는데… 너무 늦은 거 아냐?
현재 중국의 메타버스 산업은 텐센트가 이끌고 있다. 텐센트는 메타버스 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로블록스(Roblox)’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중국 내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의 메타 유니버스 영역은 게임, 소셜 네트워킹, 라이브 방송, 전자 상거래 등을 포괄하며 거의 모든 생태계를 지원한다.
중국 스마트폰 및 VR 전문 개발 및 제조사인 HTC, 인터넷 기업 넷이즈(网易, Wǎngyì) 등 중국 내 제조업체 및 인터넷 기업도 메타버스 산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다이마쳰쿤은 2018년에 설립된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로, 메타버스 성격의 게임 플랫폼인 리월드를 개발했다. 리월드 내에선 현실 세계와 같이 사회활동은 물론, 경제 활동도 가능해 로블록스와 유사하다고 평가를 받는다.
중국 정부의 사교육 규제도 VR 투자에 한몫해…
장이밍은 거대한 중국 사교육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향후 3년 동안 돈은 벌지 않을 생각으로 거금을 투자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다리교육은 대규모 감원과 전면적인 운영 중단 결정을 내렸다.
중국 당국이 사교육 시장을 초토화하는 초강력 규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중국 당국은 학과 수업과 관련한 과목을 통해 사교육 기관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업공개(IPO) 등 자금조달을 막았다. 외국인이 사교육 분야에 투자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바이트댄스의 교육 사업이 축소되자 불가피하게 전략 방향을 틀어 VR 연구 개발에 집중한 것”으로 진단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