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오버파...혹독했던 '야구 선수 출신' 윤석민의 프로골프 대회 도전

중앙일보

입력 2021.09.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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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이 2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첫날 11번 홀에서 아이언 티샷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 홀에서 샷 이글을 기록했다. [사진 KPGA]

 
 프로의 벽은 역시 높았다. KBO리그 통산 77승 투수 윤석민(35)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첫날 롤러코스터 같은 18홀을 보내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윤석민은 2일 전남 나주 해피니스 컨트리클럽 휴먼-해피 코스(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대회에 등장했다. 그는 공인 핸디캡 3 이하 증명서를 대한골프협회로부터 받고서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나섰다. 골프 구력이 10년 가량 되는 그는 18홀 베스트 스코어 3언더파의 수준급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서 그는 나름대로 의욕을 드러냈다. 윤석민은 경기 전 “1부 투어 대회에 나서는 게 꿈만 같다. 다른 선수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내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 대회 출전
공인 핸디캡 3 이하 자격 갖춰 나서
깜짝 샷 이글도, "OB 많이 나 아쉬워"

윤석민이 2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첫날 9번 홀에서 퍼팅 라인을 읽고 있다. [사진 KPGA]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15오버파 87타, 출전 선수 148명 중 이규민과 함께 최하위인 공동 147위에 머물렀다. 1라운드 중간 선두에 오른 김주형(19·8언더파)과는 23타 차다. 윤석민은 이날 다양한 스코어를 자신의 스코어카드에 적어냈다. 1번 홀(파5)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내고서 세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고 파를 잡았다. 그러나 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아웃 오브 바운드(OB) 구역으로 날아갔고 끝내 트리플 보기를 적어냈다. 이후 계속 흔들렸다. 3번 홀(파4)에서 보기로 1타를 더 잃은 그는 5번 홀(파3)과 9번 홀(파4)에선 티샷이 모두 OB 구역으로 빠져 두 차례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11번 홀(파4)에서 깜짝 이글을 기록했다. 125야드 지점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들어가는 샷 이글을 성공시켰다. 12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13번 홀(파5)에선 3.5m 버디 퍼트를 넣고 만회했다. 그러나 이후 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6번 홀(파4)에선 티샷이 오른쪽 OB 구역으로 빠진 끝에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17번 홀(파5)에선 두 차례나 티샷이 물에 빠진 끝에 4타를 잃은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했다. 
 

윤석민이 2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첫날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KPGA]

 
15·18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윤석민은 막판 4개 홀에서 9타를 잃고 무너졌다. 윤석민은 경기 후 “OB가 많이 났다. 샷이 잘 안 되고 결과가 안 좋다보니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비 오는 악조건에서 언더파를 기록하는 1부 투어 선수들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둘째날엔 좀 더 즐기면서 편안하게 하겠다”던 그는 “아이언 연습을 좀 더 하고 나서겠다. 둘째날 목표는 5오버파 이하로 줄여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