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때 996을 안 하면 언제 하나"
중국 기술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의 2019년 발언이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 6일 근무'를 뜻하는 말로 중국에서 장시간 초과근무를 상징한다. 당시 마윈의 발언에 반발했던 중국 청년들이 올해 초부터 "평평하게 드러눕자"는 '탕핑(躺平·‘드러눕다’는 뜻으로 편하게 살겠다는 의미) 운동'을 벌이면서 중국 MZ세대(1990년대~2000년대 출생자)를 드러내는 사회적 현상이 되기도 했다.
29일(현지시간) CNN은 중국 젊은이들이 소위 '잘 나가는' 중국 기술 기업 같은 좋은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지쳐 '탕핑'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파트를 소유하고 가족을 이루는 등 전통적 가치를 좇으며 평생 일하기보다는 단순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올해 초 퍼졌다는 설명이다. "열심히 살지 않겠다"는 의미의 이 '소극적 저항' 운동은 몇 달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이끌어 냈다.
중국 사회의 원로인 루 지웨이 전 재무장관도 같은 날 중국 젊은이들의 과도한 근무 시간이 사회적 문제라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루 전 장관은 "직원들에게 과도한 초과 근무를 강요하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파괴하며 가용 일자리를 감소시킨다"고 기업들을 향해 경고했다.
결국 기업들은 시정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30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은 전했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 비보도 지난 28일 직원들의 주말 근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탕핑 운동과 함께 중국 정부가 최근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 살자'는 뜻으로 중국 내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는 의미)'라는 가치를 천명함에 따른 결과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공동부유는 주로 중국 기술기업으로 쏠린 부를 '공동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공산당의 정책 기조다. CNN도 지난해 말 '마윈 때리기'에서 시작한 기술 기업 규제가 최근 공동부유 천명으로 이어지면서 힘겨운 직장 문화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