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잘나갈 때 우르르…10대도 40억 쏟아부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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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10대 투자자도 가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10대 투자자의 예치금만 40억원을 넘어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10대 투자자가 거래소 4곳에 넣은 예치금은 총 40억192만원이었다. 이는 원화 예치금만 집계한 수치로 코인 예치까지 합산할 경우 전체 예치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연령대별 코인 투자자 예치금.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10대의 예치금은 대부분 업비트에 있었다. 업비트의 10대 투자자 예치금(35억7679만원)은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다음은 빗썸(3억8568만원), 코인원(3945만원) 순이었다.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코빗만 10대 예치금이 없었다.
 
암호화폐 투자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일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소규모 코인)이 상장폐지 되는 등 고수익만 좇아 투자할 경우 피해를 볼 위험이 크다. 투자 경험이 적은 10대는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가격 변동을 추종하거나 잦은 거래를 하는 등 위험한 투자의 양상을 보였다.


업비트만을 따로 떼 살펴보면 10대 신규 가입자는 지난 4~7월 2만8164명이었다. 암호화폐 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4월 한 달에만 1만8387명이 새롭게 가입했다. 반면 비트코인이 3만 선이 무너진 지난 6월 10대 신규가입자는 1761명에 불과했다. 지난 4~7월 업비트의 10대 신규 투자자 전체 거래 횟수는 193만2077회로 1인당 한 달 평균 17.2회 거래했다. 최소 이틀에 한 번꼴로 거래를 한 셈이다.
 
윤두현 의원은 “전 연령층에서 암호화폐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특히 2030, 나아가 10대까지 코인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며 “정부가 암호화폐 정책을 수립할 때 젊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중 예치금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였다. 30대가 암호화폐 거래소 4곳에 넣어둔 돈만 2조2457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어 40대(1조7422억2000만원), 20대(1조1939억2000만원), 50대(1조185억2000만원), 60대(3735억4000만원), 70대 이상(409억원) 순이었다.
 
한편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에서 업비트의 독주 체제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예치금 규모와 이용자 수에서 다른 거래소와의 격차를 크게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업비트의 예치금 잔액은 5조268억4000만원으로 2위인 빗썸(1조349억2000만원)보다 4배 가량 많다. 코인원(2476억2000만원)과 코빗(685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각각 21배, 77배 정도 차이가 났다. 거래소 2~4위까지 예치금을 더해도 1위인 업비트의 30% 수준이다.
 
거래소 이용자의 격차도 상당하다. 지난달 말 기준 업비트 이용 고객(470만5721명)은 2위 빗썸(130만6586명)의 3.6배, 코인원(54만7908명)의 8.6배, 코빗(10만856명)의 46.7배였다. 지난 4~7월 신규 가입자 역시 업비트(177만5561명)가 가장 많았다. 빗썸(45만175명)과 코인원(17만446명), 코빗(4만4864명) 순이었다.
 
특히 업비트는 지난 28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집계 기준 24시간 거래대금이 74억1892만 달러(약 8조6801억원)로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