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런은 "사교육 업자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는 비판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엇갈린다. 27일 기자는 서울시에서 체험용 아이디를 받아 서울런 서비스를 둘러봤다.
서울런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자 메가스터디·이투스·대성마이맥과 에듀윌 등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하면 서울런 대상자일 경우 곧바로 아이디를 발급받아 접속할 수 있다. 접속 후에는 여러 업체 중 한 곳을 고르면 내년 2월까지 수강할 수 있다. 수강할 곳은 한 번 바꿀 수도 있다.
메가스터디, 이투스 등 유료 회원과 차이 없어
일각에서는 서울런 이용 학생과 유료 회원 학생이 이용하는 홈페이지가 다르면 '낙인 효과'가 생겨 취약계층 학생이 이용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이용해보니 유료 회원과 차이는 거의 없었다.
일타강사 강의도 마음껏…"교재비도 지원"
서울시는 일부 특강을 뺀 유료 강의 대부분을 서울런 이용자가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런 회원이 아닌 서울시민이 들을 수 있는 문화·진로·교양 강의 241개도 제공한다.
하지만 교재는 학생이 따로 사야 하는 점이 한계다. 유명 강의의 교재 가격은 한권에 2만원 내외로 부담이 적지 않다. 박인숙 서울시 교육플랫폼추진단 팀장은 "서울런 회원에게 2만원 가량 교재 구입비를 지원한다"며 "업체와 협의해 무료 교재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으로 사교육 지원하나"vs"저소득층에 도움 될것"
서울시는 수강권을 시중가의 4분의 1 가격에 구입한다. 하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으면 예산을 낭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박인숙 팀장은 "대상자인 11만명의 이용권을 모두 구매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이용한 학생 수 만큼만 수강료를 지불한다"며 "사용자 수가 적으면 지출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서울런이 실제로 학력 격차 완화에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수십만원하는 수강권을 사는데 부담이 큰 저소득층 학생에게 도움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EBS가 있는데, 왜 사교육 업체를 지원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 기관이 나서서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