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등 ‘인기 없는 공약’을 앞세웠다. “국민 누구나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노동은 유연하게, 동시에 사회안전망은 촘촘하게 만드는 노사정 대타협을 성공시키고, 지금의 20~40대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금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부권 반도체 미래도시 건설 ▶혁신 인재 100만명 양성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개 확충 등 성장 청사진도 발표했다.
그는 “중도층과 수도권, 젊은 층의 지지를 오랫동안 일관되게 받아온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저밖에 없다. 민주당·정의당 지지자 중에서도 ‘당 후보가 마음에 안 들면 유승민을 찍는다’는 표를 다 받아와야 내년 대선에서 이긴다”며 “그걸 역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답보상태인 유 전 의원 지지율 때문에 캠프에선 고심이 깊다. 캠프에선 그 이유가 대구·경북(TK)에서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 프레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은 이날 “TK에서 태어나 자라고 4선 의원을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저 한 명뿐”이라며 “오해와 서운한 감정이 쌓인 부분에 대해 제가 진심으로, 충심으로 호소드리면 마음을 많이 돌려주실 거다. 그것만 바뀌면 지지도가 짧은 시간에 10~20% 오르는 건 문제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직후 대구를 찾아 이틀간 머물며 유권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주변에선 그에게 ‘더 강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조용히 정책 행보에 집중해온 만큼 다른 후보에 대해서도 선명하게 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23일 윤 전 총장을 직접 겨냥해 당내 갈등 사과를 촉구한 기자회견을 한 이유도 “전날 캠프 내부에서 ‘무조건 세게 나가야 된다’는 요구가 분출했기 때문”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유 전 의원은 출마선언을 앞두고 지난주 머리를 염색하고 눈썹 문신을 하는 등 이미지를 다듬었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컷오프 후 토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지율 반전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따라잡고, 유승민이 홍준표 후보를 따라잡아서 결국에는 유승민이 후보가 될 거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