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58% 하락…코스닥은 상승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하락은 중국 규제 부담에 따른 중국·홍콩 증시 약세 등이 하락 압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 금리를 8월 또는 10월에 올릴 것으로 이미 예상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증시에 미치는 금리 인상 영향은 오늘로 끝났다"며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도 유동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외환 시장도 비교적 차분했다. 시장 금리의 지표로 통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7%포인트 내린 1.398%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2.4원 하락(환율은 상승)한 달러당 117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에 유입돼 원화가치는 오르고(환율 하락),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채권값은 떨어진다(채권 금리 상승). 하지만 이날은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히며 과도한 우려를 덜어냈다"며 "'내년에 금리 1.25%까지 인상'이란 시장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상승 폭을 일부 되돌렸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더 관심을 쏟는 것은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시기와 강도다. 당장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릴 미국의 잭슨홀 미팅을 주시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과 테이퍼링 스케줄에 따라 국내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주가 영향은 어떨까. 시장은 내년까지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더 인상하며 연 1.0~1.2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현 주가 수준이 높은 만큼 금리 인상 폭과 속도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고 빠르다면 증시도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금이 높아진 이자를 좇아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증시의 기초체력이 강해진 만큼 금리 인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실제 2010년 7월~2011년 6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2%에서 연 3.25%로 5차례 올렸는데, 코스피는 이 기간 23% 뛰었다. 좋아진 기업 실적이 금리 인상이란 악재를 상쇄한 결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