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유명한 독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300년 전 이탈리아의 주세페 과르네리가 만든 바이올린은 각종 화학물질 처리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생화학 명예교수인 조셉 네기배리가 수십 년 동안 연구한 결과와 동일하다.
네기배리 교수는 1960년대부터 바이올린의 화학적 특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과거 이탈리아 악기에는 마치 스위스 치즈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구멍이 나 있었는데, 이는 당시 벌레가 나무를 갉아먹는 일이 매우 흔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네기배리 교수는 당시 바이올린 제작자기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바이올린에 화학 처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과르네리와 비슷한 시기 제작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역시 명반, 붕사, 구리, 석회수, 아연 등을 사용해 화학처리 됐다. 알루미늄과 염화나트륨 성분 역시 바이올린에서 발견됐다.
특히 화학처리에 사용된 물질 중 하나인 붕사가 목재 외부를 촉촉하게 유지해 나무가 건조될 때 발생하는 균열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봤다. 그 덕에 200년 넘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붕사는 고대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들 때 사용했던 방부제이다. 살충제 역할도 한다.
네기배리 교수는 “바이올린 제작자와 지역 약국 및 약사 간 협력으로 화학 물질 처리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18세기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마스터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와 그 일가가 만든 바이올린을 일컫는다.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선 경매에 출품된 바이올린 ‘레이디 블런트’가 1590만 달러(약 186억5900만원)에 낙찰돼 현존하는 바이올린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과르네리도 이탈리아의 과르네리 가문에서 만든 바이올린을 통칭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함께 최고의 바이올린 중 하나로 꼽힌다. 화려한 연주 테크닉 덕에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렸던 니콜로 파가니니가 가장 아끼던 바이올린은 1743년 제작된 ‘캐논’이란 이름의 과르네리 바이올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