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의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22일 별세했다. ‘솜사탕’은 수많은 대표곡 중 하나다. 고인의 동요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를 부르지 않고 자란 어른은 거의 없다.
동요의 정석이다. 대칭으로 딱 맞아 떨어지는 4분의 4박자, 예측 가능할 정도로 반복되는 리듬과 멜로디, 마지막 부분에서 허를 찌르는 변형을 갖췄다. 길이는 16마디(‘솜사탕’), 24마디(‘둥글게 둥글게’ ‘앞으로’)로 전통적인 두 도막, 세 도막 형식이다.
최근 동요에는 잘게 쪼개지는 빠른 리듬, 못갖춤 마디, 재즈풍 화성, 힙합의 랩 같은 가창 방식까지 등장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은 이수인의 동요다.
작곡 기법이 발전할수록 동요는 심심하고도 착하게만 들린다. 덜 성숙한 아이들의 쉬운 노래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인의 주장처럼 동요는 음악의 정수를 담고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이 돼보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동요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하는 사람, 즉 화자다. 거의 모든 동요의 화자는 어린아이다. 아이들이 보는 신기하고 커다란 세상, 자연 풍경, 가족의 모습, 동물의 소리 같은 것을 노래한다.
아이들은 동요를 부르면서 자라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의 처지가 돼보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동요가 단지 ‘애들의 노래’ 가 아닌 이유다. 단순해 보여서 여러 번 곱씹을 필요가 없을 것 같은 동요가 예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음악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최소한의 형식으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제공하면 최상이다. 고인의 생전 바람처럼 ‘골목마다 아이들의 동요 소리가 가득한 풍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 몰라도, 동요가 단순하고 의미 있는 예술의 경지에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음악수업 시간이 아니더라도, 혹은 가정의 달 5월이 아니어도, 동요는 일상의 노래가 될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