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이준석 대표는 “19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 전 총리가 우리 당의 경선ㆍ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승리 경험을 갖고 계신 분이며, 정치권 이해도 해박하고 공명정대한 분”이라며 “최고위 결의를 통해 공정한 경선관리와 흥행을 위한 전권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는 목요일(26일) 정 전 총리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날 이 대표는 최근 격화한 당내 분란에 대해 사과하며 몸을 낮췄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 지금까지 경선준비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분란과 당내 오해가 발생했던 지점에 대해 국민과 당원께 진심을 다해 사과 말씀을 올리겠다”며 “선관위원장이 결정된 이상 이견보다 대동소이한 정권교체를 향한 마음으로 공정한 경선관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과는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당내 대선후보와 벌인 ‘녹취록’ 논란, 당 지도부 내의 갈등 격화 등에 대한 수습 차원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선관위원장이 결정되고 (본격 경선이 시작되고)나면 후보들 간 경쟁이 과열될 수 있고 그때 대표가 나서서 정리해야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선 대표 발언에 힘이 실리겠나'라는 의견들이 이 대표에게 전달됐다”라고 설명했다.
최고위원들도 이날 이 대표에 대한 공개 비판을 자제했다. 다만 이날 비공개 회의에선 조수진 최고위원이 정 전 총리 선관위원장 내정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여전히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전후 사정을 설명한 뒤엔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었고, 최고위 직후 열린 티타임에선 "앞으로 회의에서 한 얘기가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하자"고 의견도 모았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당내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을 향해 “당선 가능성이 별로”라고 했던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도 당내 분란을 가중시켰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21일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홍 의원과 손잡을 생각 없나’라는 질문에 “없다. 싫다. 그러면 당선 가능성이 별로”라고 답했다.
당사자인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최고위원을 향해 “'진박(박근혜) 감별사'로 나라와 박근혜 정권을 망친 사람이 '진윤(윤석열) 감별사'로 등장해 당을 수렁에 빠뜨리고 새털처럼 가벼운 입으로 야당을 농단하고 있다”며 “정계에서 사라져라”고 맹비난했다.
유승민 캠프 이기인 대변인도 “우리 당의 대선 후보에게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공공연히 조롱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최고위원에 걸맞게 행동하라”고 비판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당 지도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홍준표 후보와 손잡으라는 내용에 대해 ‘그러면 안된다. 중립성 시비가 붙으면 당선 가능성이 없어진다’고 한 것”이라며 “오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