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은 지난 18일 의미 있는 1승을 추가했다. 한화 이글스와 대전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았다. 2007년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면서 다승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을 쓸어 담는 상승세다.
평균자책점 1위 30대 베테랑 투수
데뷔 15년 만에 첫 10승 고지
체인지업 피안타율 0.133 위력
핀포인트 제구로 대기만성 신화
백정현은 구속 욕심을 버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측정한 올해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36.5㎞다. 지난해보다 시속 2㎞가 줄어 더 느려졌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영리한 돌파구를 찾았다. 직구 투구 비율을 49.2%에서 27.2%로 대폭 낮췄다. 슬라이더(25.4%)와 투심패스트볼(21.4%), 체인지업(18.7%)을 고르게 섞어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직구(49.2%)와 슬라이더(21.7%) 비중이 70%를 넘었는데, 올해는 경우의 수가 더 많아졌다.
제구가 뒷받침된 덕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공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백정현은 올 시즌 볼을 남발하다 무너지는 경기가 확연하게 줄었다. 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핀포인트 제구가 빛난다. 그는 “그동안 제구에 집중해 훈련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백정현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부상에 부진이 겹쳐 1년 늦어졌다. 그 아쉬움을 딛고 더 강한 투수로 발돋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