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캠프가 판단하는 지지율 정체의 첫째 이유는 낮은 인지도다. 최 전 원장 자신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에게 자신을 ‘감사원장 지낸 최재형이다’라고 소개했더니, ‘김 사장이요?’라고 되묻던 일화를 최 전 원장 본인이 언론 인터뷰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캠프 기획총괄본부장인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이 판사, 감사원장만 해 방송에 노출된 적도 별로 없고, 네거티브(부정적)한 사건이 있어야 인지도에 도움이 되는데 최 전 원장의 강점은 포지티브(긍정적)한 부분이라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준비 부족' 초반 실책, 아쉬워"
최재형 캠프는 초반 실책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일 공식 대선 출마 선언과 그 이후 방송 인터뷰 등에서 몇몇 질문에 “공부가 부족하다”고 답변해 여야 대선 주자들로부터 “준비가 안 된 후보”라는 공격을 받았다. 한 캠프 실무진은 “출마 선언이라는 이벤트로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준비 부족’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에 걸려 지지율 오름세가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캠프 내부에선 “초반 행보가 너무 보수 쪽으로 쏠려 외연 확장이 안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 때 '헌법 가치를 가장 잘 지킨 대통령'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꼽고,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나 다름없다” 등의 발언을 해 “이념적으로 오른쪽에 쏠렸다”는 지적도 받았다.
전략 재정비 들어간 캠프
최 전 원장의 인지도와 관련해 캠프 전략총괄본부장인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병역명문가 등 최 전 원장의 참모습을 더 보여줄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다른 당내 경쟁자와 달리 정치적 부채가 없어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강점을 더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최 전 원장의 고향이 진해라는 점을 강조하며 ‘PK(부산·경남) 대망론’도 주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예비후보 연석회의 제안=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정권교체의 희망을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할 국민의힘이 볼썽사나운 내부 분열에 빠져 있다”며 “이준석 당 대표와 대선 예비후보들이 모두 모여 당의 단합과 민생대책 수립, 그리고 정권교체를 다짐하는 연석회의를 열 것을 강력하게 제안한다”고 밝혔다. 통화 녹음 등을 두고 후보들과 이 대표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자 최 전 원장이 갈등 중재자를 자처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