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 북동부 낭가르하르주(州) 잘랄바다르시에서 아프간 국기를 든 시위대 수십명이 광장에 아프간 국기를 설치하려다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다. 통신은 이 사태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잘랄바다르 시민 수백명이 아프간 국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이 게시됐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광장에서 대형 아프간 국기를 들고 있던 시위대가 총격 소리와 함께 흩어지는 모습도 등장한다. 거리에 버려진 자동차들을 바리케이드 삼아 시위를 벌이는 이도 있었다.
앞서 탈레반은 아프간 주요 도시를 장악하면서 도심에 설치된 아프간 국기를 내리고 이슬람주의 구호가 쓰여진 흰색 깃발을 게양해왔다. SNS에는 일부 시민들이 탈레반 기를 내리고 아프간 국기를 다시 게양하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지역 통신사 기자와 다른 통신사의 카메라맨 등을 탈레반 전사가 구타하기도 했다.
SNS에는 이 지역에 모인 탈레반 반대 세력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게시됐다. 전 정부 요인인 암룰라 살레 부통령, 비스밀라 모하마디 국방장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살레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한 이상 내가 정당성 있는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북부동맹의 전설적인 지도자 아흐마드 샤의 아들인 아흐마드 마수드도 나타났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은 도시 전역에 검문소를 배치하고 있다. 탈레반은 평화로운 정권 이양과 여성 인권 존중을 약속했지만, 거리에서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총살하고 무장하지 않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면서 며칠 전 그들이 낸 성명이 무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