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 수준으로 매물과 거래량이 줄고 있지만, 가격은 오르고 있다. 특히 6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가 시작되면서 매물이 급감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3만7385건으로 지난 6월(4만5223건)보다 16.9% 줄었다. 서울 시군구 중에서는 강서구의 매물이 가장 많이 줄었는데 두 달여 사이 2248→1500건으로 33.3%가량 줄었다.
7월 서울 아파트 1년 만에 최고 상승률
양도세 중과한 6월부터 매물잠김 심해져
"중과세 대신 증여"택한 다주택자 많아
매도자 우위,거래될 때마다 최고가 경신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의 경우 현재 매물은 230개로 두 달 반 전(555건)보다 59%가량 줄었다. 지난달 대다수 평형이 최고가를 기록한 뒤 이달 들어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니 집주인이 매물을 내놨다가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며 "국내에서 가장 가구수가 많은 단지인데도 팔 집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주택자들이 매도 대신 증여로 돌아서면서 증여 건수는 대폭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증여는 1698건으로 전월 1261건에 비해 35%가량 증가했다. 부동산원이 2013년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한 뒤 지난해 11월(679건)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세금에 막혀 다주택자가 내놓는 물량의 상당수가 증여로 선회했고, 증여 물량의 경우 증여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난 후 팔아야 양도세를 적게 부과하는 규정 탓에 또 다시 매물 잠김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다주택자의 매물 유도를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세금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까지 불안한 상승세 이어질 것"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매수자는 불안하고, 매도자는 선거 때까지 버티자는 식의 전형적인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라며 “더 오르는 상황은 위험하지만, 집값이 내려갈 요인이 딱히 없어서 대선까지 불안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