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유 4사는 합쳐서 4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GS칼텍스(1조118억원)는 2년 만에, SK이노베이션(1조90억원)은 3년 만에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에쓰오일은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많은 1조20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6785억원을 기록했다. 정유 4사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작년엔 5조 넘게 최악 영업손실
올해는 비정유 사업이 효자 역할
4사 합쳐 상반기 4조 영업이익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 회복 전망
에쓰오일의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절반 이상(58.8%)은 비정유 부문(석유화학·윤활기유)에서 나왔다. 에쓰오일은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에 투자한 효과를 봤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를 고도화 시설에서 재처리하면 프로필렌을 만들 수 있다. 이어 산화프로필렌(PO)과 폴리프로필렌(PP)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의 고도화 시설에선 하루 8만4000배럴의 중질유를 처리했다. 당초 예상했던 물량보다 5%가량 많았다. 윤활기유도 실적 향상에 ‘효자’ 노릇을 했다. 윤활유의 원료인 윤활기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회사 전체의 39.4%를 차지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윤활기유의 비중은 9.8%였다.
최근 석유 제품 수요가 살아나며 정제 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정유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정유업계의 정제 마진은 올해 초 배럴당 1~2달러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달 둘째 주에는 배럴당 3.5달러까지 올랐다. 익명을 원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수송용 연료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정제 마진이 손익 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비정유 부문의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산화프로필렌(PO)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주력 품목의 시황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윤활기유는 고품질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며 이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