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는 말라위 하이바툴라 아쿤자다라는 인물이 꼽힌다. 60대로 알려진 아쿤자다는 역대 탈레반 지도자들처럼 좀처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파키스탄의 모처에 은신하면서 아프간 탈환의 막후 지휘를 해왔다. 이슬람 법학자 출신으로 정치ㆍ종교ㆍ군사 등을 관장하고 있다.
15일 아프간 장악한 탈레반
막후 지휘자는 이슬람 법학자
당분간 과도정부 앞세울 듯
아프간의 무장세력인 탈레반은 1970~80년대 반(反)소련 저항 운동으로 세를 불렸다. 소련과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1996년 아프간의 실권을 장악했다. 이후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그해 10월 아프간을 침공할 때까지 정권을 잡았다. 당시 조지 부시 미 정부는 탈레반 정권이 알카에다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빈 라덴을 내놓으라는 사전 경고에도 탈레반이 움직이지 않자 미국은 침공을 강행했다. 이후 탈레반 지도부는 파키스탄 등에 은신한 채 아프간 내전을 지휘하며 20년 간 재기를 노려왔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와의 도하 평화협정으로 복귀 발판을 마련한 탈레반은 올해 4월 조 바이든 정부의 미군 완전 철수 선언으로 기회를 잡았다. 아프간 주요 도시를 빠르게 장악한 데 이어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까지, 32개 주도의 대부분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외신들은 아쿤자다 외에 현 탈레반 지도세력의 핵심 인물로 물라 오마르의 아들인 무하마드 야쿱을 꼽는다. 그는 현재 아프간 내 군사작전을 총괄하고 있다고 한다. 시라주딘 하카니는 탈레반의 주요 동맹세력인 하카니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다.
탈레반의 정치위원회 위원장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역시 핵심인물로 활동 중이다. 지난 달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을 중국 톈진에서 만나는 등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바라다르는 지난해 2월 미국과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를 배제한 채 도하에서 평화협상을 벌일 때 협상팀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밖에 도하 협상팀의 수장인 물라 압둘 하킴 이샤크 자이도 주요 인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