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취지에 맞는 역할 기대"
미국 현지에서는 삼성SDI의 공장 건설 부지가 다음달 결정될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일리노이주 지역 방송국인 WGLT는 이 부회장 가석방이 이뤄진 13일 “크리스 쿠스 노멀 시장이 ‘삼성이 9월 중으로 공장 부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국익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가석방 취지 설명처럼 글로벌 경쟁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기대된다”며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배터리 분야 투자 역시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공장 우리 지역에 지어지길”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생산 업체와 협력할 것이지, 단독으로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등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초기 진출 규모를 약 30GWh(100KWh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 픽업트럭 30만대 분량) 수준으로 전망하지만 이는 순수 전기차 약 50만대 대응이 가능한 규모로 부족하다”며 “미국 전기차 수요 성장을 고려했을 때 추가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리비안, 스텔란티스와 협력 논의
푸조ㆍ시트로엥ㆍ피아트ㆍ크라이슬러ㆍ지프 등 14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만간 국내 선보이는 지프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2021 랭글러 4xe’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실리는 게 알려지면서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지프 제조 공장을 건설했다.
삼성SDI 역시 디트로이트와 가까운 미시건주 오번힐스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조립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 공장을 중심으로 셀 제조까지 가능한 완성형 배터리공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리비안 공장이 있는 일리노이주에는 FCA와 피아트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생산공장도 있다. 스텔란티스는 현재 4%인 미국 내 전기차ㆍPHEV와 같은 친환경자동차의 신차 판매 비율을 2030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배터리 협력 업체를 물색 중이다.
리비안ㆍ스텔란티스 두 회사 모두와 협력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에 최소 3조원, 리비안에는 1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