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의장은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서울대 2,3학년 때 들은 수업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그 교수님이 다른 대학으로 옮기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후배들이 그 강의를 더는 들을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쉬웠다”며 “경제학 수업을 듣다 보면 ‘교수님들이 미국에서 받던 연봉을 많이 깎아서 들어왔다’,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강의한다’는 말을 종종 듣고는 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송 의장은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98학번)을, 김 부사장은 농경제학(현 농경제사회학·95학번)을 전공했다.
회사 이름 두나무는 금융과 기술이라는 두 개의 큰 나무가 합쳐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송 의장은 두나무 창업 1년 후인 지난 2013년 소셜 트레이딩 기반 주식 플랫폼인 ‘증권플러스’를 준비하며 김 부사장을 만났다. 서울대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송 의장에게 사무실을 제공했다. 그는 “이상구 컴퓨터공학부 교수님께서 서울대 컴퓨터연구소 내 사무실을 굉장히 저렴하게 내주셨다”며 “창업 초기 회사가 서울대 내에 있는 것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등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예산 배정 고민…세계적 학과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그는 경제학부에 이번 기부와 별도로 학문적 연구를 지원하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학문적인 연구는 부족한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11일 서울대에서 발전기금 협약 진행
서울대 경제학부와 농경제사회학부에 기탁된 발전기금은 신임 교수 및 세계적 수준의 교수 지원과 연구환경 조성, 한국경제혁신센터 지원, 대학원생 및 학부생 장학금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서울대 기술지주의 ‘서울대 STH 핀테크 혁신 벤처투자조합’ 펀드와 ‘서울대 STH 창업 초기 벤처투자조합’ 펀드에 출자한 50억원은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모두 창업 말릴 때 서울대가 큰 힘이 돼”
오세정 총장은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업의 성취를 넘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두나무의 기부 실천은 모교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디지털 금융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운용 기업의 ‘두나무 기금’이 서울대의 교육ㆍ연구 역량을 제고하고 인재 양성과 진리탐구라는 대학 본연의 사명을 이뤄가는 데 소중히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