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치 리더십 공백과 정쟁 때문에 탕산 대지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중국 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 후 4인방이 곧 몰락하고 덩샤오핑이 복귀하는 정치적 변동기가 이어졌다.
복잡한 정치적 상황 속 정부가 대지진 대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많은 이들은 폐허가 된 탕산의 재건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놀랍게도 탕산은 이러한 예상을 깨뜨렸다.
지난해 탕산의 지역총생산(GRDP)은 7211억 위안(약 127조 7천 68억 원)을 기록하며 허베이성에 있는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단순한 도시 재건을 뛰어넘어 45년 만에 중국의 '신흥 산업 도시'로 변모한 것이다.
'대지진 피해지'라는 꼬리표 떼고 '로봇 도시'로 재조명
신화통신은 얼마 전 검사 로봇을 출시한 현지 스마트 장비 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업체가 200건 이상의 주문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해당 로봇을 출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탕산은 핵심 개발 구역 중심으로 스마트화 작업에도 한창이다. 이곳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서는 공업 기업의 스마트화를 지원하는 등 첨단기술기업 육성과 산업 구조 최적화에 힘쓰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개발구에는 237개 첨단기술기업, 900여 개 과학기술 중소기업 외에도 각종 연구개발 기관 120개가 들어섰다.
탕산, 글로벌 영향력 강화 나서
코로나19를 뚫고 화물량도 늘었다. 상반기 탕산항의 화물 물동량은 3억 5000만t에 달했다고 지난달 29일 신화통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또 허베이성 탕산시 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탕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123만 6000TEU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11.79% 증가한 수준이다.
또 베이징, 텐진(天津)과 손잡고 각 1억 위안(178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562개를 시행하는 등 징진지 통합 발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탕산시는 수소 산업 클러스터 건설 계획도 추진 중이다. 물류 차량, 도시 정비 차량, 대형트럭 등 중심의 ▶수소 전기차 산업 발전 ▶인프라 구축 ▶수소 가격 인하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서 비즈니스 기회를 엿본 한국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중국 기업과 '징진지 지역 수소전기차 플랫폼 구축을 위한 MOU'를 추가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종 사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는 탕산에서 우리 기업도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