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1’이 11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온라인으로 열렸다. 예상대로 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3와 갤럭시Z 플립3가 공개됐다. 매년 하반기 출시하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 대신, 신작 폴더블폰을 들고나온 노태문(53)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삼성 3세대 폴더블폰 2종 전격 공개
‘점유율 하락’ 위기감 속 11일 언팩 행사
갤노트 대신, 신형 폴더블 2종 선보여
갤S20·21과 전작 폴더블폰은 흥행 부진
가격 낮추고 생태계 확대로 ‘반전’ 노려
일부선 “원가절감 강조해 품질저하 우려”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을 상당한 긴장감 속에 치렀다. 플래그십폰 부진과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 공급망 리스크 등 안팎의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더욱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4월 말부터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판도 바꾸겠다” 했지만
특히 노 사장이 주도했던 갤럭시S20‧21 시리즈와 폴더블폰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시장조사업체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가 정책을 내세운 갤럭시S20의 누적 판매량은 3000만 대를 넘지 못했다. 갤럭시S21 역시 올 상반기 1350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하량은 250만 대 안팎에 머물렀다.
익명을 원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A‧M 시리즈와 FE(팬 에디션) 모델로 시장을 방어하고 있지만, 프리미엄폰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과 품질 저하 사이 딜레마
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량이 늘어서라기보다는원가 절감에 따른 마진 증가와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다.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 사장이 취임 때부터 원가 절감을 강조하면서 삼성 내부에서도 품질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전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를 앞세운 중국 업체에 맞서려면 원가 절감이 필요하지만, 이러면 품질이 떨어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셈이다. 갤럭시S 시리즈 등 프리미엄폰 역시 애플에 밀리고, 중국 업체의 협공을 받고 있다.
폴더블 대중화와 갤럭시 생태계로 승부수
노 사장이 최근 사내 기고문에서 “구글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로 더 많은 앱과 서비스를 최적화해 더욱 풍성한 폴더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팩 행사에서도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에 최적화한 앱을 확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900만 대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수치지만,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되지 않는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에는 3000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작 효과 3~6개월, 초반 흥행이 판가름
다만 익명을 원한 업계 전문가는 “스마트폰 신제품 효과는 길어야 3~6개월”이라며 “갤럭시Z 플립3와 폴드3의 초반 흥행 여부에 따라 삼성의 전략이 유지될지 달라질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