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 지구를 찾는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올해도 우주쇼를 펼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는 시간대에 달이 뜨지 않아 관측 환경이 좋다. 하늘이 어두울수록 유성우를 더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성우는 12일 오후 9시부터 13일 오전 5시까지 관측이 가능하고 가장 잘 보이는 시각은 오전 4시쯤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의 네게브 사막 캠핑장 상공에서 관측된 페르세우스 유성우. [AFP=연합뉴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늘 밤부터 관측이 가능한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1월 사분의자리(용자리) 유성우, 12월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연중 3대 유성우 중 하나로 꼽힌다. 유성우는 사실 별 자체는 아니다.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나 돌덩이들이 지구 대기와 마찰해 별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페르세우스 유성우 역시 1년 주기로 지구를 찾는 ‘109P/스위프트-터틀(Swift-Tuttle)’ 혜성이 지구 주위를 지나면서 그 부스러기들이 대기권에 진입해 만드는 현상이다. 국제유성기구(IMO)는 올해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가장 많이 내리는 극대기를 13일 오전 4시로 예보했다.
지난 2018년 8월 13일(현지시각) 북마케도니아의 코자크 호수 위를 지나고 있는 페르세우스 유성우. [EPA=연합뉴스]
서울시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6년 만에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조건으로 꼽힌다. 12일은 해가 진 뒤에 초승달이 잠시 떴다 바로 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밤새도록 달이 없는 어두운 하늘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한국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유성우가 내리는 방향은 북동쪽 하늘로 저녁보다는 새벽에 잘 보인다. 또 복사점(유성군이 시작되는 점)으로부터 별이 퍼져나가기 때문에 탁 트인 공간에서 누워서 보는 게 관측이 쉽다.
서울시는 매년 노을공원 등에서 이맘때 별자리 관측 및 체험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불가능해졌다. 대신 국립과천과학관이 강원도 양구군 양구 국토정중앙천문대에서 12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페르세우스 유성우 쇼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방송 중에는 유성의 과학적 원리, 관측 및 촬영법,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페르세우스 유성우 사진 등도 소개한다.
서울시는 서울의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유성우 관측 팁을 공개했다. 저녁보다는 새벽, 누워서 보는 게 관측이 쉽다. [서울의공원 홈페이지 캡처]
이날 유성우를 보지 못한 시민들도 유튜브 서울시 채널과 해치TV를 통해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에서 관측한 별똥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서울시가 제공하는 페르세우스 별똥별 영상 등을 감상하며 마음을 치유하고, 소원을 비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