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일 “희망이냐, 절망이냐”의 김여정 담화 이후 10일 다시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또 다른 김여정 담화로 협박 수위를 높였다. 이어 지난달 27일 복구했던 남북간 통신선 호출에 불응했고, 통신선 중단은 11일까지 이틀째 이어졌다.
'협박 시나리오' 사전 준비한 듯
김정은, 다탄두미사일ㆍSLBM 거론
이번에 대남 위협에 사용 가능성
이때문에북한의 통신선 복구 결정은 연합훈련 시기에 맞춰 사전에 치밀하게 작성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통신선 연결을 할 때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내심은 대남 협박 명분쌓기에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통신선 복구에 나선 시점이 연합훈련을 보름 여 앞둔 때였다.
또 북한은 통신선 복원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건 남북 간 긴장 고조 상황까지 염두에 둔 조치일 수 있다.
김영철 부장이나 김여정 부부장은 연합훈련 실시를 비난하며 추가 행동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언급(김여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제시했던 ‘국방과학연구부문’의 시험이나 과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당시 김 위원장은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 신형탄도로켓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 전투부 등 탄두 개발, 중형잠수함무장현대화, 새로운 핵잠수함, 각종 전자무기들, 무인타격장비, 정찰탐지수단, 군사정찰위성설계 완성 등을 거론했다. 이를 군사적으로 보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핵추진 잠수함 개발, 공격용 드론 개발, 군사위성 개발 등이 될 수 있다.
김영철은 11일 담화에서 “시시각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단발성이 아닌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수위 올리기 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여기에 김여정이 지난 3월 전반기 연합훈련 때 시사했던 대남기구(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금강산 관광국) 폐지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여러 차례 담화를 통해 도발 명분을 내놨다”며 “다양한 군사적 행동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신형 무기의 발사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레드라인’ 선상에서 움직이는 줄타기 도발에 나설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정부는 이날 김영철 담화 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당사자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