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란코프 교수를 비롯한 4개 분과 소속 42명의 1차 정책자문단을 10일 발표했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총괄상황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전문가 그룹에서 생산한 정책 콘텐트를 기반으로 캠프에서 발족한 정책총괄본부와 협업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완성도 높은 정책들이 선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캠프 내 정책자문단은 모두 100명가량의 규모다. 소속 인사의 경험 등에 따라 ‘자문위원-전문위원-연구위원’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중 윤 전 총장 캠프는 이날 ▶외교ㆍ안보ㆍ통일 ▶경제 ▶사회 ▶교육 등 4개 분과를 공개했다.
우선 외교ㆍ안보ㆍ통일 분과엔 간사인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과 란코프 교수 등 19명의 전문가가 포함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합류가 눈에 띈다.
文정부 외교 핵심 실무자 이도훈도 합류
한반도본부장을 지내고 보직을 받지 못한 채 퇴임한 건 이 전 본부장이 역대 두 번째다. 첫 사례는 그의 전임자였던 김홍균 전 본부장(2017년 9월 퇴임)이었는데, 김 전 본부장 역시 윤 전 총장 정책자문단에 합류했다. 장 의원은 “두 분 다 윤 전 총장의 공정과 상식이란 생각에 같은 뜻을 갖고 계시기에 흔쾌히 저희 팀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한 야당의 외교통 인사들 사이에선 "윤석열 캠프의 외교·안보 정책 전반과 그간 이 전 본부장이 현 정부에서 핵심 실무자로 진행해왔던 정책의 방향이 같아도 문제 달라도 문제 아니냐"라거나 "아무리 보직을 받지 못하고 퇴임했다고 해도 야당 대선 주자 캠프 합류 시기가 좀 빠른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의견도 나왔다.
해당 분과엔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과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도 참여한다. 윤 전 총장의 대광초 동기인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도 이름을 올렸다.
사회 분과는 지속가능한 복지 정책을 주장하는 안상훈 서울대 교수가 간사를 맡는다. 유길상 전 한국고용정보원장이 고용ㆍ노동 분야,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가 아동ㆍ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등 모두 10명이 참여했다. 교육 분과는 간사인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 자율형사립고 찬성론자인 오세목자사고공동체연합 대표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정책자문단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괄 간사를 맡는다.
이날 윤 전 총장 캠프의 대규모 정책자문단 발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그동안 정책ㆍ비전의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돼온 윤 전 총장의 반격"이란 분석이 나왔다. ‘주120시간’, ‘후쿠시마 원전’ 관련 발언 등 주요 정책 관련 실언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 측이 대규모 정책자문단 공개를 통해 만회를 노린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에게 어떤 사람들이 자문하고, 또 윤 전 총장이 어떤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는지를 보면 윤 전 총장의 정책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를 마친 윤 전 총장은 조만간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정책 행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대선 공약은 본격적인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된 이후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