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경선일정 보이콧 뒤 한 게 고작 후쿠시마 발언"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2021.08.08 15:24

수정 2021.08.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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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길’에 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걸음이 무겁다. 당 안에선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선 일정 보이콧’ 논란이, 당 밖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 이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당 지도부가 2일 주최한 쪽방촌 봉사활동에 불참했고, 5일 경선 후보 전체 회의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급기야 “윤 전 총장 측이 다른 후보에게도 경선 일정 보이콧 동참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 대표는 “갈수록 태산”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8일 기차를 타고 경북 상주로 휴가를 가던 중인 이 대표에게 전화로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전 총장 측이 다른 후보 캠프에 보이콧 동참을 요청했다는 게 사실인가
사실이라고 알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경선 일정을 보이콧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살면서 당 대표와 일정 보이콧 문제로 싸우는 후보는 본 적이 없어서, 나도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하다. 결국 (지도부와) 주도권 싸움을 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나. 그런데 상징성 있는 경선 첫 일정을 보이콧하고 한 게 ‘후쿠시마 발언’이다. 후보에게 딱히 도움이 되는 일정도 아니었다.
 
윤 전 총장은 4일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후쿠시마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며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린 망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캠프 측은 “답변의 앞뒤 문맥을 자른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구절은 온라인 기사 게재 4시간 후 삭제됐다. 
 
당 지도부가 일정을 일방적으로 잡은 건 아닌가
나도 사실 봉사활동 일정은 몰랐다. 지금 상황에서 제일 화가 난 건 (일정을 기획한)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일 거다.
 
일각에선 ‘이준석이 후보보다 더 눈에 띄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그럼 이준석이 일주일 휴가 가면 캠프가 갑자기 잘 돌아가나. 후보 스스로 관심받을 생각을 해야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 대세를 형성한답시고 사람을 끌어모은 캠프가 다 졌다. 코로나19 시대에 치러지는 선거란 걸 캠프가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다음 일정도 불참하면 어떻게 할 건가
후보자 토론이라 안 올 수가 없다. 부동산이 첫 번째 주제다. 일주일 전에 일정을 미리 공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9일부터 휴가를 내고 경북 상주에서 개인택시 양수·양도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명목상으론 휴가지만, 이철우 경북지사 등 경북권 주요 정치인과 당원을 두루 만나며 '당심'을 경청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 주자들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데 대해 “여러 정보에 의하면 당내 지지율 1, 2위 후보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후보가 결정되면 지지율은 오른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