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하자 윤 전 총장의 개인 휴대전화로 이같은 내용이 적힌 문자메시지가 폭주했다고 한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조금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윤 전 총장 휴대전화로 모르는 번호의 연락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윤 전 총장 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폰 번호 털린 尹 “국민 경청폰으로 쓴다”
이날 입당식을 주관한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윤 전 총장이 함께 기념 촬영을 위해 입당 원서를 펼쳐 든 순간 ‘줌(확대)’을 당긴 방송사 카메라에 윤 전 총장의 개인정보가 그대로 털렸다.
당일 윤 전 총장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려댔다고 한다. “지지 철회” 뜻을 밝힌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욕설도 많이 전달됐다고 한다. 정치인이라면 지지자, 또는 반대자들로부터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이었지만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으로선 난생처음 겪는 일이었다고 한다.
이날 저녁 윤 전 총장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오늘 입당원서에 전화번호가 공개됐다. 별일 없었냐”는 앵커 질문에 “뭐 (당사에서) 나오고 나니까 그때부터 전화, 문자 이런 게 많이 들어왔습니다. 하하”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에 주변 인사들이 “전화번호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불편해서 힘들겠다”는 뜻을 전하자 윤 전 총장은 “그냥 뭐 국민 소통폰, 국민 경청폰으로 쓰면 되겠네요”라며 웃으며 말했다는 전언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메시지를 보니 읽을만한 거나, 참고할 만한 내용도 많더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아쉬움을 털어놓는 국민들의 마음과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개의치 않아 했다”고 덧붙였다.
또 윤 전 총장은 “지지 철회” 의사를 담은 일부 문자메시지엔 자신의 국민의힘 입당 취지를 적어 직접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이에 또 다른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답장을 받은 시민들이 ‘지지 철회를 철회한다’는 취지의 답장을 다시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공개된 휴대전화 번호를 지금도 그대로 사용 중이다.
"문자 폭탄, 정치인 소신 위축 우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조직적인 문자 폭탄의 경우 정치인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줘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며 “건강한 대의민주주의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 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문자 폭탄이 직접 민주주의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포퓰리즘, 또는 테러적 요소도 갖고 있다”며 “정치인의 활동 공간을 상당히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