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 中우한연구소 바이러스 극비 데이터 입수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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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바이러스 유출과 소장의자질 시비 문제에 휩싸였다. [중국 바이두 캡처]

 
미국 정보당국이 중국 우한연구소의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미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분석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우한연구소 기원설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CNN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미 정보기관이 우한연구소에서 다루던 바이러스 샘플들의 방대한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정보 분석을 위해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의 슈퍼 컴퓨터와 17개 정부 연구 기관을 동원하고 있다. 많은 양의 전문적 자료를 분석해야 하고, 중국어가 가능한 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한다.  

CNN "해킹으로 습득했을 가능성"
"연구소 기원설 과학적 규명 위해"
코로나19 기원 '90일 조사' 따른 것

이번 분석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여부 등 전염병 기원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우한연구소의 유전 데이터를 입수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다만 CNN에 “우한연구소의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생성하고 처리하는 장치는 보통 외부 클라우드 기반 컴퓨터 서버에 연결이 돼 있다”고 말했다. 해킹을 통한 정보 입수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 정부 안팎에서는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연구했던 2만 2000종의 바이러스 샘플과 그 유전자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2019년 9월 중국 당국은 관련 정보를 인터넷에서 삭제했고, 중국은 초기 코로나19 확진 사례에 대한 정보와 기타 원시 데이터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넘기지 않고 있다.


다만 미 정부의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우한연구소 기원설을 확정짓기보다 사실 여부에 대한 과학적 규명을 하기 위해서라고 CNN은 전했다.  
 
코로나19 발병 초반 트럼프 미 정부와 일부 공화당원들은 우한연구소 기원설을 여러차례 거론했다. 반면 많은 과학자들은 동물에 의한 자연 유래설에 무게를 둬 왔다. 그러나 동물→인간으로 전염되는 과정은 여전히 규명되지 못 했고, 숙주 동물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팬데믹 초반 우한연구소 기원설에 그다지 신빙성을 부여하지 않았던 분위기였다. 최근 객관적 규명을 하겠다며 본격 연구에 뛰어든 조 바이든 정부의 태도는 신중하지만 확실히 달라진 온도 차를 반영한다.
 
이번 연구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말 코로나19의 기원을 규명하기 위해 정보기관에 90일 간의 추가 조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3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에게 코로나19 기원 분석 보고서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두 달 뒤 제출된 보고서에는 자연 유래설과 실험실 유출설 두 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기에는 정보가 불충분하다”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