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선 연결 직후 김정은은 조중우의탑 참배
김여정 담화 이후 러시아와 사진전으로 외교폭 확대
눈길을 끄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국경을 봉쇄하고, 최근까지 대면 접촉 외교를 삼가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와 접촉면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3일 주북 러시아 대사관에서 열린 김정일 방러 20년과 극동 지역 방문 10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에 임천일 외무성 부상 등을 보내 축하했다. 임 부상은 다음날인 4일 담화를 내고 “조로 친선 관계를 전략적 견지에서 시대적 요구에 맞게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공화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북러 친선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의 중국, 러시아 챙기기가 지난달 27일 단절됐던 남북 통신선 복원 이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북이 동시에 통신선 연결을 발표한 다음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시내에 있는 조ㆍ중 우의탑을 참배했다. 이어 김 부부장이 지난 1일 한ㆍ미 연합훈련 실시여부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희망 또는 절망”이 될 수 있다고 양자택일을 강조한 가운데 북한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와 관련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극도로 냉각됐던 남북 관계의 복원을 앞두고 자신들의 뒷배를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기 직전 항상 중국을 찾아 상의하고 혈맹을 과시했다”며 “김 위원장이 정전협정체결일을 맞아 조중우의탑을 참배한 건 처음인데, 코로나 19로 대외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간접적인 외교활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및 러시아와 우의 다지며 한국, 미국과 관계개선 및 협상 안될 경우 대북지원등을 염두에 둔 두마리 토끼 잡기 전략일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