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티셔츠에 남색 조끼 차림의 단속원은 빨간색 경광봉을 들고 시민들에게 “음주는 밤 10시 까지다”“밤 6시 이후엔 3명 이상 모이면 안 된다”며 반복적으로 안내했다. 아직 음주 제한시간 전이어서 시민들은 다소 불편한 기색이었지만 단속원들의 말에 수긍했다.
3人 모이자 신분증 확인…“같이 거주하시냐”
단속원은 10~15분 정도 광장을 살펴보다 인증 사진을 찍어두고 센터로 복귀했고, 다른 근무자가 교대로 현장에 투입됐다. 야외음주 금지 10분 전인 오후 9시 50분이 되자 단속이 한층 강화됐다. 혼자서 단속하던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이 경찰 3명과 함께 ‘4인 1조’를 이뤄 돌아다니면서 “비운 맥주캔도 버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 한강아라호 임시선착장 앞에 있는 30여개의 야외 테이블에선 점포 직원들이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함께 안내했고, 시민들은 자리를 떴다.
3인이 함께 앉아있는 경우 “함께 거주하는 분들이시냐”며 신분증을 검사해 주소를 확인하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던 시민 3명이 ‘I SEOUL U’ 구조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이 역시 제지했고, 시민들은 사진 촬영 후 신속히 자리를 떴다. '밀착 계도'에 10시가 되자 오히려 광장은 한산해졌다. 이는 ‘밤 10시 야외음주 금지’ 단속이 시작된 지난달 6일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당시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을 찾았을 땐 단속원이 떠난 후 계속 음주를 하는 사람들, 커피잔에 물인 척 속여 술을 담아온 시민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북적이던 한강…4단계 후 바뀐 분위기
실제로 3일 현장을 찾았을 때 대부분의 시민이 2명씩 짝을 지어 앉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3명씩 온 경우는 2명ㆍ1명씩 떨어져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멀리서 서로 물을 건네주는 모습도 보였다. 잔디밭에 자리를 편 시민을 세어보니 이벤트 광장 인근으로 약 10팀 남짓이었다. 40년째 한강공원에서 근무 중인 망원한강공원 청소반장 A 씨는 “여름이면 치킨, 떡볶이, 술 냄새가 진동했는데 거리두기 4단계 들어 많이 깨끗해졌다”며 “코로나19가 끝나도 깨끗하게 이용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응 사례도 여전…'2차 위반' 84건
같은 기간 단속 인력은 누적 3209명(직원 1348명, 경찰 1861명)이었고, 계도 건수는 6024건이었다. 지난 7월 출범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의 도움으로 하루 100여명이 순찰에 합류하고 있다. 황인식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시민의 휴식공간인 한강공원을 단속해 결과적으로 이용 인원이 줄어드는 상황에 마음이 편치는 않다”면서도 “코로나19 4차대유행이라는 비상 상황임을 고려해주셨으면 한다”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