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행 이끈 거미손 양효진 "남편 본지 오래…살찔 시간도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04 14:11

수정 2021.08.0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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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 한국 이소영과 양효진(오른쪽 둘째)이 상대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연합뉴스]

 
“얘기 나눌 순간이 없어요. 눈뜨면 밥 먹고 운동하고. 우리는 살찔 시간도 없어요. 코트 안에서나 얘기 나누죠.” 
 
여자배구대표팀 양효진(32)에게 김연경(33)과 경기 전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를 3-2로 꺾었다. 센터 양효진은 블로킹 6득점을 포함해 11점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양효진은 “올림픽에 워낙 강팀만 나온다.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했다.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열망으로 후회 없이 하고 나오자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효진은 터키 장신 선수들의 공격을 계속해서 블로킹으로 저지했다. 양효진은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님과 재작년부터 얘기해왔다. 제가 손을 다치고 블로킹 감이 안 좋았다. 감독님이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지 계속 푸시해줬다”며 “감독님이 비디오를 엄청 본다. 하나하나 다 가르쳐준다. 6명이 돌아가며 박자가 맞는다. 수비, 블로킹, 공격까지 상대팀에 맞춰서 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4월 결혼한 양효진은 “(남편을 못 본지) 너무 오래됐다. (훈련과 대회 준비로) 4개월째 바깥 세상에 못나가고 있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올림픽에 맞서려면 이런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 느꼈다. 사실 신혼생활 로망이 있었다.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이탈리아를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로 다녀왔다. 올림픽 끝나고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남편과) 가고 싶다. 신혼여행은 남해로 갔다”고 했다. 
 
양효진도 김연경처럼 세 번째 올림픽이다. 양효진은 “(2012) 런던 때도 기억 남고 재미있는 경기였다. (2016) 리우 때는 도쿄까지 생각 못했다. 이번 대회는 미련이 없을 정도로 준비했다. 런던 때도 희망을 봤지만, 이번 대회는 다음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