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거래대금 13조원대…1월의 반 토막
증시 활력도를 가늠하는 코스피 회전율(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도 하락세다. 지난달엔 1월(24.9%)의 절반 가까운 13.3%까지 떨어졌다. 주식 손바뀜이 그만큼 줄었단 뜻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지수에 후행하는 지표"라며 "코스피가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보니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3300을 뚫은 뒤 지난달 6일 최고치(3305.21)를 경신했지만, 이내 3200대 초중반에서 게걸음하고 있다. 올해 초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거침없이 올랐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기존 악재인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에다 경기·기업 실적 피크아웃(고점 찍은 후 하락세) 논란, 델타 변이 확산, 중국 규제라는 복병까지 가세한 여파다.
삼전 주가 비실…투자 수익 기대 뚝
개인들이 선호하는 대형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점도 한몫했다. 개인이 올해 26조원 넘게 순매수한 삼성전자는 6개월 넘게 8만원 전후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달 말엔 7만8500원까지 밀려 연초 기록한 최고점(9만1000원)보다 13.7% 하락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반도체·플랫폼 기업 주가가 꺾이면서 비자발적 장기 투자에 들어간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이 나야 주식을 팔고 다른 종목을 사는 패턴이 반복되는데,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줄었단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이달에도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을 짓누르는 악재는 그대로인 반면 반등 요인(모멘텀)은 찾기 어려워서다.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탈했다고 보기엔 성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악재가 지배적인 상황이지만,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실적 방향성을 훼손시킨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세장 기조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69조원대로, 개인의 자금력도 여전하다. 이진우 팀장은 "기업 실적 수준이 꺾이지 않는 한 코스피가 연내 3500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며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