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온도 중요한데, 아이스백에 가져가라니" 동네병원 분통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08:03

수정 2021.08.0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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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 청원

코로나19 백신 배송 일부를 동네 병원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백신은 온도 유지가 중요한 만큼 백신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네병원에 코로나 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다니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소아청소년과 의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현재 동네병원의원 코로나 접종이 시작됐다. 코로나 백신 접종은 동네 병원들도 거의 다 참여해서 안 하는 병원을 손에 꼽을 정도"라며 "특히 코로나 접종은 지침도 까다로워 여러모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와중에 첫 번째 백신 배송이 콜드체인 업체와 군인 대동하게 배송됐다. 온도가 올라가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즉시 백신 냉장고에 넣어서 온도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이번주 백신은 보건소로 직접 가지러 오라고 하더라. 동네병원이 콜드체인 업체도 아니고 아이스박스로 이 더위에 4도에서 8도로 잘 유지가 되겠나. 더구나 같은 건물에 다른 병원들은 10바이알이 넘어서 배송해주지만 그 미만이면 아이스백 들고 가지러 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건물에 있으면 같이 배송을 해주면 될 텐데 10바이알은 군인이 지켜야하고 9바이알은 관리도 안 되고 분실해도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침 진료도 못 하고한 시간 넘는 보건소를 가는 내내 온도 유지가 잘 안될까 봐 조마조마하다"며 "보건소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를 개인에게 위임하고 하물며 제대로 된 운송 동선도 안 짜서 매주 동네병원에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도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배송에 대해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8월 초 접종 물량 중 일부를 각 지자체로 일괄 배송해 위탁 의료기관이 직접 관할 보건소에서 수령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일선 의료현장에 혼란과 우려가 유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코로나19 백신은 일정 수준의 저온 냉장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콜드체인' 유지가 필수적"이라며 "반드시 일정 온도 유지를 위해 온도계·냉매제 등의 장비를 갖추고 엄격한 관리하에 운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