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1차 시기에서 난도 6.0점인 ‘요네쿠라’(도마 옆 짚고 공중에서 세 바퀴 반 비틀기) 기술을 시도했는데, 착지 때 한 발이 앞으로 나가 14.733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는 난도 5.6점인 ‘여2’(도마 앞 짚고 공중에서 2바퀴 반 비틀기) 기술을 선보였다. 한 발 뒤로 물러났지만 비교적 깨끗한 착지로 14.833점을 받았다.
한국 체조 사상 두번째 금메달
2차 시기선 여홍철 기술 ‘여2’ 펼쳐
1·2차 합계 러시아 선수와 동점
신재환 최고점수 앞서 1위 차지
고교 때 허리디스크 터지기도
신재환은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기록했다. 승부는 1, 2차 시기 중 하나라도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쪽 승리다. 아블랴진은 1차 시기 14.766점, 2차 시기 14.800점을 받았다. 따라서 2차 시기에 14.833점을 받은 신재환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로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양학선(29·수원시청)이 체조 사상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9년 만에 신재환이 두 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은 스포츠 집안 출신이다. 택견 선수 출신인 아버지(신창섭·48)는 헬스장을 운영한다. 신재환은 11세 때 택견에서 체조로 종목을 바꿨다. 도마는 도약 후 착지까지 4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3m 남짓 뛰어올라 낙하 때 공포감은 크다. 은사인 남승구 한국체대 교수는 “(신재환이) 유연성은 좀 떨어져도 순발력이 매우 좋다. 특히 뛰는 속도가 남달라 도약이 좋다. 높이 뛰는 만큼 체공 시간도 길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학 후 허리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양태영 코치가 신재환을 병원에 데려가 매일 8시간씩 재활훈련을 시켰다. 그렇게 통증을 이겨냈고, 대학 1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 코치는 “허리가 너무 아파 최고 선수가 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이겨냈다”고 전했다.
신재환은 “(어제 동메달을 딴 여)서정이가 ‘오빠 꼭 잘하라’고 했다. 그래서 서정이한테 ‘기 좀 달라’고 했고, 주먹을 부딪쳐 기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양)학선이 형은 선배지만 스승이다. 형이 70%이던 (한국) 도마 수준을 95%로 끌어올렸다. 그걸 따라가려다 보니 한국 선수들 도마 실력이 평균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