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8기 3차 전원회의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빠졌다는 방증이다.
김정은 집권 후 가장 큰 역성장
집권 10년차 GDP, 첫해보다 줄어
경제난에도 핵 개발엔 계속 주력
그랬던 그에게 집권 10년 차를 맞아 받아든 2020년 경제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북한 국내 총생산(GDP)이 4.5% 감소해 6.5% 감소를 기록한 1997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첫해보다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는 31조4000억원으로 김 위원장 집권 첫 해인 2012년의 33조8000억원보다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북한 경제는 자연재해와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수많은 사망자를 냈던 1997년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당국의 암묵적인 비호 아래 전국적으로 비공식 시장이 생겨나 대량 아사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졌지만, 식량 사정이 긴박하다는 경고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그간 경제적 고난의 원인을 미국에 돌렸다. 군으로 들어가는 막대한 재정 지출의 정당성을 미국의 침략을 막는다는 명분에서 찾았다. 그 결과 매년 핵폭탄 6개를 추가 생산하는 데 필요한 핵물질을 생산하는 등 김정은 정권은 경제난에도 핵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핵 개발에 따른 제재로 경제적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김정은 정권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고갈된 금고를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2019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5~2018년 전 세계 금융기관과 암호 화폐거래소 등을 대상으로 총 35건의 해킹을 통해 최대 20억 달러(약 2조3052억원)를 탈취했다.
탈북자들과 함께 활동하는 비정부기구인 크로싱보더스(Crossing Borders)의 댄 청은 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곤경에 처한 징후를 보였다"며 "북한은 기본적으로 허풍과 떠벌리기를 하는 기질을 가졌는데, 그들이 곤경에 빠져있다고 말하면 실제로 그렇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까지 나서 어려운 식량 사정 등 내부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북한이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