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백 브리핑에서 백신 가격 인상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금년도 공급분은 기존에 (계약) 체결된 가격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손 반장은 “인상 영향은 내년도에 계약하려고 협의하는 부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는 협상 초기 단계라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정부가 2022년도에 사용할 백신으로 현재 제약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 건 약 5000만 회분이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 “지난 추경에서 내년도에 5000만 회분의 백신을 도입하는 선급금 예산을 확보했다. 하반기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계약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화이자 25%, 모더나 10% 이상씩 인상
이같은 가격 인상은 다른 제품에 비해 mRNA 계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높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약화된 바이러스를 몸속에 투입하는 방식의 백신 제조법이 사용됐다면 화이자나 모더나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담긴 mRNA를 몸속에 투입해 항원 단백질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황으로 인지하고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간접 체험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예방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 우세 종으로 번지고 있는 델타 변이에 대한 효과도 높은 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희귀혈전증(TTS) 부작용 문제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젊은 층 접종 제한(국내는 50세 미만)이 걸려있는 상황이라 mRNA 백신 쏠림 현상이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수급 불균형 해소하려면 국산 백신 개발해야
손 반장은 또 당장 내년도 백신 구매에 있어 mRNA 백신 외에 다른 다변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합성 항원 방식 백신(노바백스)을 적절히 조율해 가면서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mRNA 방식이 더 개발돼 다른 회사들이 나오면 협상이 용이할 텐데 그렇지 않아 내년 백신을 검토할 때 고민되는 지점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까지 국산 백신이 개발되지 않으면 내년도 mRNA 백신 구매 비용은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질병관리청의 추가경정예산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총 1억5200만 회분의 백신 구매비로 3조8067억원이 들어갔다. 단순 계산을 하면 1회 접종분당 약 2만5044원(22달러) 정도를 지불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