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분석에 따르면 앞선 세 차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예산 가운데, 두번은 예산이 전부 집행되지 못하고 잔액이 남았다. 정부는 지난해 4차 추경에 3조3000억원(새희망자금), 올해 본예산에 4조5000억원(버팀목자금), 올해 1차 추경에서 6조7000억원(버팀목자금 플러스) 등 총 14조5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금을 편성했다.
새희망자금 때는 5000억원을 쓰지 못해 버팀목자금 예산으로 이월했다. 버팀목자금 플러스에서 남은 1조1000억원은 이번달 나갈 희망회복자금 재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실제 지원금으로 제때 나간 예산은 12조9000억원에 그쳤다.
남은 돈은 각각 다음 차례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정부가 지원 대상 인원과 예산 소요 추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는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이 이번을 포함해 네 번째로 시행될 예정인데, 계속 집행 잔액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설계 시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적정규모의 예산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개별 업체의 매출이 감소한 것을 확인한 뒤 지원금을 주려다 보니 필요한 예산을 미리 추계액이 실제 집행한 액수보다 컸다”며 “이번 희망회복자금도 소상공인의 신청을 받아봐야 정확한 집행액을 알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은 “정부와 국회가 ‘더 넓고 더 두텁게’ 지원한다고 발표해놓고 실제 지원에는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날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버팀목플러스 제외 사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업제한을 당했으면서도 4차 재난지원금 부지급 판정을 받은 소상공인이 6만명에 이른다”며 “영업이 제한됐던 사업자에게는 매출 비교와 관계없이 재난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정우 대표는 “정부는 ‘사상 최대 2000만원 지원’처럼 매번 대다수의 소상공인이 지원을 받을 것처럼 말 잔치를 벌이지만 실제로는 한 푼이라도 안 주려고 하는 것만 같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억울한 소상공인이 속출하는데 예산이 남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지난 지원금과 앞으로 지급할 지원금에서는 지급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