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 폐업도 줄었다…국내기업 '산업 역동성' 동맥경화"

중앙일보

입력 2021.08.02 10:44

수정 2021.08.02 11:03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국내 기업들의 신생률과 소멸률이 모두 감소하면서 산업 역동성이 사라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 산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2일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기반 구축’ 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진단이다. SGI는 “하락하는 국내 잠재성장률을 복원하기 위해 산업 역동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활동 기업 중 신생기업의 비율인 ‘신생률’이 2007년 17.9%에서 2019년 15.3%로 줄었고, 사라진 기업의 비율인 '소멸률'이 2007년 13.0%에서 2018년 11.1%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년간 제조업 기업 신생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컴퓨터·통신, 의료·정밀기기 등 제조업 고위기술 부문 신생률은 2011년 11.9%에서 2019년 7.7%로 줄었다. 
 
서비스업에서도 정보통신, 금융보험 등 고부가 업종 기업 신생률은 2011년 20.7%에서 2019년 17.1%로 하락했다. SGI는 “최근 서비스업의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은 도소매, 음식숙박, 부동산업 등 영세 업종에서 주도하고 있다”며 “기업규모면서도 2011~2019년 동안 종사자수 10인 미만 기업의 신생률은 유지되고 있으나 10인 이상 기업의 신생률은 2011년 6.6%에서 2019년 5.3%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창업 후 기업들의 성장성 저하도 문제로 지적됐다. 활동하는 기업 중 3년간 매출액 증가율이 20%를 넘어선 고성장기업 비율은 2009년 13.1%에서 2019년 8.6%까지 낮아졌다. SGI는 창업 후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 산업 역동성 저하의 영향으로 ▶성장잠재력 약화 ▶일자리 창출 능력 저하 ▶제한된 일자리를 둔 세대간 경쟁 등 사회갈등 심화를 꼽았다.
 
SGI는 산업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창업 활성화 정책과 정부 주도의 사업재편·구조조정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기술의 시장 출시를 먼저 허용한 후 필요하면 사후에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틀 전환 ▶엔젤·벤처캐피털 등 민간자본 적극 육성 ▶분야별 고급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원 신설 지원 등도 제안했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혁신 기업의 탄생, 효율적인 기업의 성장, 한계기업의 퇴출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며 “기업들은 낡은 것은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적 파괴’를 활발히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