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최연소 국가대표 신유빈(17) 선수의 아버지 신수현(49)씨는 "본인이 즐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연신 강조했다. 탁구선수 출신인 아버지 신씨는 신 선수가 탁구 채를 손에 쥐게 한 ‘스승’이기도 하다. 신씨는 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즐거워하는 딸을 보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메달 부담은 내려놓고 즐기다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Z세대 국가대표, 자기 주도적”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의 활약과 재기발랄한 모습 등이 주목받고 있다. 수십 년 전 선수 생활을 했던 아버지 신씨도 Z세대 선수들이 올림픽에 가져온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신씨는 “그 나잇대 또래는 보통 시키는 것만 하는데 Z세대 선수들은 주도적이다. 완전히 다른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과거에는 은메달을 따도 고개를 푹 숙였다. 감독님이 알려주는 대로 그냥 읽는 수준의 인터뷰를 했다”며 “반면 지금 친구들은 하고 싶은 걸 해서 그런지 자기 주도적이고 자기표현을 잘한다. 주도적으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Z세대 선수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소통하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특징도 있다. 신씨는 “(SNS는) 연습에 지장 없을 정도라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입장”이라면서도 “유빈이가 SNS에 올리기 전에 ‘아빠. 이렇게 올려도 돼?’라고 묻고는 한다. 은어는 쓰지 말라는 한 가지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운동만 하는 딸이다 보니 “아빠. 나도 그런 말은 잘 몰라”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말려야 할 정도로 연습만 해”
그런 딸이 택한 탁구이기에 아버지는 믿고 지켜볼 뿐이다. 신씨는 2일 열리는 단체전 경기에 대해서도 “즐겨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성적이나 타인 시선보다는 도전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옛날에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못 따면 죄인인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아니다”라며 “긴장하지 말고 즐겼으면 한다. 긴장 안 하고 즐기다 보면 메달도 딸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