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30년대 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태평양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1946년 마산상고와 숙명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1954년 이화여대 교수로 임용돼 1984년 퇴임까지 30년간 서양화를 가르쳤다. 1956년 창작미술협회 창립회원으로 참여했고, 196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로 작품을 냈다. 1978년 국전에서 초대작가상을 받았고, 1981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다.
1950년대부터 독자적 화풍 구축
평생 그림…‘100세 기념전’도 열어
“하늘이 내린 천직, 아쉬움 없다”
특히 고향 남해의 자연풍광은 원·삼각·사각 등의 순수 조형요소로 그의 기하 추상에 녹아들었다. 고인은 “남해는 절경이 지천으로 깔린 곳이다. 햇살이 비추는 바다의 빛깔과 아름다운 섬의 풍경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100세를 의미하는 상수(上壽)를 맞은 2018년 2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상수기념전 ‘이준-빛의 향연’을 여는 등 평생 붓을 놓지 않았다. 국내 화백의 상수 기념전은 2012년 윤중식, 2016년 김병기 선생에 이어 고인이 세 번째였다.
당시 고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를 빼먹지 않고 습관처럼 재밌는 취미마냥 이젤 앞에 앉게 된다. (화가는) 하늘이 내린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직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니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고도 했다.
1953년 국전 대통령상, 1977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5년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8월 2일 오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