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홍원식 전 회장, 매각 주총 돌연 연기…한앤코 “법적 조치"

중앙일보

입력 2021.07.30 18:30

수정 2021.07.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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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뉴스1

 
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이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연기했다. 30일 남양유업은 정관 변경 및 이사 신규 선임 등을 위한 임시주총을 오는 9월 14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연기 사유는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함”이었다.
 
남양유업을 인수하기로 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 대주주인 매도인(홍 전 회장)의 일방적인 의지에 의해 6주간 (임시주총이) 연기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앤코 측은 “임시주주총회 당일에 매도인이 입장을 뒤집어 매수인(한앤코)과의 협의는 물론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임시주주총회를 6주간이나 연기했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질타했다.
 
한앤코 측은 “거래종결 예정일이 금일이고 거래종결일은 아무리 늦어도 오는 8월 31일을 넘을 수 없음에도 매도인이 주주총회장에서 굳이 그 이후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한 취지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재 매수인은 종결을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오늘 기준 이미 매매대금 지급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27일 한앤코는 홍 전 회장과 오너 일가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을 포함한 모든 사전절차도 완료하였고, 오늘 예정되어 있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다”며 “매수인(홍 전 회장)의 통보에 따라 30일 거래 종결을 위해 한앤코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30일부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회장이 임시주총을 연기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해당 계약은 한앤코와 홍 전 회장 당사자들 간의 일로, 남양유업 본사는 아는 바 없다”고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5월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홍 전 회장 일가의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판다는 내용이었다. 홍 전 회장은 앞서 남양 임원이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 19 바이러스 항체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물의를 빚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회사의 매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